올 여름은 정말 무더운 나날이었다.지긋지긋한 장마와 덥고 습한 날씨에 혀를 내두르며 힘들었지만,거짓말처럼 9월이 되자 아침과 저녁이 꽤 선선해졌다.갑자기 다가온 가을이 반갑기도 하면서,막상 여름이 가려고 하니 아쉬운 마음도 든다.하지만 다시 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더 크다. 길어야 7, 8월 두 달인데,생각해보면 나는 단 한 번도 여름을 반긴 적이 없었던 것 같다.오히려 다가올 더위에 대한 걱정이 앞섰지.여름을 열정적으로 보내는 이들이 있는 반면,나는 여름의 강렬함을 직접적으로 마주하기보단,벗어날 때의 행복함을 느꼈다. 살아오는 동안 매년 겪어온 여름이었고,아마 앞으로도 수십 번은 반복될 내 여름나기.언젠가는 그 여름이 고통스럽지 않고 온전한 나날이 될 수 있을까.여름이 없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.ht..